[IU] eight 후기 — 스물여덟, 그때의 우리를 떠올리게 하는

IU 'eight (feat. SUGA of BTS)' Official MV 공식 뮤직비디오

발매일: 2020-01-01 | 발매연도: 2020

야근 중에 잠시 멈춰 서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그때 문득 아이유의 ‘eight‘이 귓가에 맴돌기 시작했다. 1.7억 뷰를 넘어선 유튜브 조회수가 말해주듯, 이 곡은 분명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을 터.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 매력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파고들고 싶어졌다.

카테고리 세부내용
아티스트 IU (아이유)
곡 제목 eight (feat. SUGA of BTS)
장르 Pop/R&B
발매연도 2020
레이블 EDAM Entertainment

IU 'eight (feat. SUGA of BTS)' Official MV 뮤직비디오 썸네일

출처: YouTube (공식 뮤직비디오 썸네일)

처음과 달라진 ‘eight’의 인상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 아이유의 ‘eight‘을 들었을 때 강렬하게 끌린 건 아니었다. 당시엔 곡 전체의 멜로디가 매끄럽게 흐른다는 느낌보다는, 템포가 다소 미지근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선명하다. 하지만 슈가의 랩 파트가 등장하는 순간, 곡의 분위기가 확 전환되는 지점은 분명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짧은 순간, 나는 이 곡이 가진 숨겨진 힘을 직감했달까. 몇 번 더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들으니, 멜로디의 겹겹이 쌓인 감정선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그저 차분한 팝 발라드인가 싶었는데, 반복해서 듣다 보니 청춘의 불안함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감정이 와닿았다. 특히 ‘Forever young’이라는 가사가 던지는 쓸쓸함과 희망 사이의 간극이 예사롭지 않게 내 귀에 와닿았다. 잊고 지냈던 스물여덟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아이유가 이 곡에서 의도했던 아련함과 아픔, 그리고 초연함까지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의 내가 이 곡을 그저 그런 곡이라 여겼던 편협한 시야를 반성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어떤 순간에 ‘eight’이 가장 잘 어울릴까

이 곡은 특정 순간에 놀랍도록 그 진가를 발휘한다. 언제 들으면 가장 좋을지,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를 공유해볼까 한다.

  • 고요한 새벽, 창밖을 보며
    밤이 깊어지고 홀로 오롯이 시간을 보낼 때, 이 곡은 더할 나위 없는 친구가 되어준다. 가슴속에 뒤엉킨 복잡한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하는 데 묘하게 집중하게 만든다. 잔잔하게 흐르는 멜로디는 내면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게 하면서, 동시에 잊고 지냈던 아련한 추억들을 조용히 떠오르게 한다.
  • 드라이브 중, 노을 지는 해변 도로에서
    상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순간이다. 오픈카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바다를 따라 달릴 때, 해 질 녘 주황색 빛이 하늘을 물들이는 광경과 함께 이 곡은 그 어떤 낭만적인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나는 늘 이 곡을 ‘청춘 영화의 한 장면을 위한 완벽한 사운드트랙’이라고 주변에 권하곤 한다.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해방감을 선사하니, 드라이브하며 듣기엔 이보다 더할 나위 없는 곡이 또 있을까 싶다.
  •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고된 일상에 지쳐 발걸음마저 무거울 때, 이어폰을 꽂고 이 곡을 한 번 들어보라. 아이유의 덤덤한 목소리가 마치 친한 친구처럼 다가와 위로와 공감을 전해준다. 굳이 무언가를 해결하려 애쓰지 않고, 그저 ‘그래, 너도 힘들었겠구나’ 하며 가만히 안아주는 느낌이랄까. 저도 모르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혼자 떠나는 여행길에서
    낯선 풍경 속에서 문득 홀로 외로워질 때, ‘eight‘은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되어준다.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잠시 멈춰 서서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깊은 여백을 선사한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과 동시에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련한 감회를 동시에 느끼게 되는 곡이다.

‘eight’, 스물여덟이 이야기하는 것

곡명 ‘eight‘은 단순히 아이유28세에 발표된 곡이라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를 뜻하는 ∞ 모양이 되듯, 멈춰버린 듯한 시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흐르는 청춘의 한가운데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사 전체에 깔린 분위기는 마치 ‘섬’처럼 고립된 공간에서 느끼는 막연한 무료함, 그리고 그 안에서 탈출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담고 있다. ‘우리 이 섬에 함께’라는 구절은 어쩌면 모두가 겪는 ‘청춘’이라는 외로운 시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실은 답답하고, 벗어나고 싶지만 결국 그 안에서 맴도는 그런 복잡한 감정들 말이다. ‘영원히 함께하자’는 허무한 약속이 이어지고, 결국엔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는 메시지가 애틋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슬픔만이 이 곡의 전부는 아니다. ‘영원한 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Forever young‘을 외치는 이중적인 태도에서 우리는 작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과거의 찬란했던 순간들을 그리워하면서도,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이들을 위한 아이유의 깊은 위로가 아닐까. 나도 모르게 지난 날들을 돌아보게 되는 마법 같은 곡이다.

‘국민 가수’ 아이유, 그녀의 변천사

아이유2008년에 데뷔한 이래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좋은 날’의 3단 고음으로 대중에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후 ‘너랑 나’, ‘금요일에 만나요’ 같은 곡들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다채로운 면모를 꾸준히 보여주었다. 특히 ‘팔레트’와 ‘밤편지’ 등은 아이유 본인의 깊은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내며 아티스트로서의 깊이를 더했다. 소속사 EDAM 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며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곡 작업 전반에 참여하는 진정한 아티스트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eight‘이 발표된 2020년은 그녀가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더욱 견고히 다지던 시기였다. 이전의 풋풋하고 발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곡들을 통해 더욱 폭넓은 감정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블루밍’ 같은 곡에서는 밝고 통통 튀는 활기찬 모습을 보이다가도, ‘eight‘에서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한층 더 진지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는 단순히 세월의 흐름을 넘어, 아이유가 자신을 둘러싼 기대치를 뛰어넘어 음악으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이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녀는 특정 장르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며, 매번 우리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또 어떤 음악으로 우리의 마음을 울릴지, 벌써부터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것은 나뿐일까?

🎬 공식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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