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 피드를 열면 한국 음식 관련 영상이 빠지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키워드가 있는데, 바로 바삭함, 쫄깃함, 부드러움이 하나의 음식 안에 공존하는 '멀티 식감' 트렌드입니다. 이 현상은 국내를 넘어 베트남 등 동남아 미디어에서도 주목할 만큼 글로벌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Wikipedia - Korean cuisine
왜 지금 한국에서 '식감'이 트렌드의 중심이 됐을까
맛의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맵고 짜고 달다'는 맛 자체가 중심이었다면, 202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은 먹는 행위에서 오는 감각적 즐거움 전체를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식품 업계에서는 이를 '텍스처 마케팅(Texture Marketing)'이라 부르며 신제품 개발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의 영향도 큽니다.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ASMR 먹방"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소리와 시각으로 전달되는 식감이 구매 결정에 직접 영향을 주게 됐습니다. 바삭하게 깨지는 소리, 쫄깃하게 늘어나는 장면 — 이게 바이럴의 핵심 요소가 된 것입니다.

한국 식감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 음식들
바삭함의 대명사, 탕후루에서 두바이 초콜릿까지
2023~2024년을 강타한 탕후루는 과일을 감싼 설탕 코팅이 입안에서 바삭하게 깨지는 식감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에는 두바이 초콜릿이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카다이프(Kataifi) 면의 바삭한 식감과 크리미한 피스타치오 크림의 조합이 국내에서도 편의점·카페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단순히 달콤한 것이 아니라 '씹히는 재미'가 있어야 팔리는 시대입니다.
쫄깃함의 귀환, 약과·가래떡·모찌
한국 전통 먹거리인 약과가 MZ세대의 뉴트로 열풍을 타고 완전히 부활했습니다. 꿀과 참기름이 배어 촉촉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은 서구 디저트에서 느끼기 어려운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여기에 가래떡 스낵화, 일본에서 역수입된 형태의 모찌 아이스크림 등도 쫄깃함 카테고리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편의점 GS25와 CU의 떡 관련 상품 매출은 최근 2년 사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드러움의 진화, 크림과 무스의 전성시대
반대편 끝에는 극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추구하는 흐름이 있습니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케이크,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생크림 찹쌀떡, 풍성한 크림을 얹은 커피 등이 그 예입니다. 카페에서는 '클라우드 크림'이나 '달고나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의 토핑이 기본이 된 지 오래입니다.
멀티 식감 조합이 핵심 — 대비가 클수록 더 팔린다
이 트렌드의 진짜 핵심은 하나의 식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식감의 충돌과 조화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크루아상', 겉은 딱딱한 초콜릿인데 안에 쫄깃한 찹쌀 반죽이 든 '초콜릿 떡', 바삭한 시리얼이 올라간 부드러운 요거트 등 — 대비가 극적일수록 SNS 반응도 높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한국 사람들이 먹는 걸 정말 진지하게 즐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하나의 음식에서 여러 감각을 동시에 경험하려는 욕구, 이게 K-푸드 인기의 또 다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식품 스타트업들도 이 흐름에 빠르게 올라타고 있습니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 '식감 레이어링(Layering)'을 명시적으로 설계하고, 패키지에도 식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늘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스낵 및 디저트 시장에서 '텍스처 강조' 제품의 비중은 2022년 대비 2025년에 약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K-텍스처 트렌드
베트남 미디어 vietnam.vn이 한국의 식감 트렌드를 별도 기사로 다룰 만큼, 이 현상은 이미 한국 내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동남아, 일본, 미국의 한인 밀집 지역 카페·베이커리에서도 '한국식 식감 디저트'가 메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탕후루 전문점이 미국 LA와 뉴욕에 진출했고, 약과는 뉴욕 타임스에서 '2024년 주목할 디저트'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K-드라마, K-팝에서 시작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음식의 감각적 경험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으로 치킨과 떡볶이 외에도 약과, 크로플, 모찌 디저트를 꼽는 비율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앞으로의 전망 — 식감 트렌드는 어디로 향할까
식감 트렌드는 단기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비자의 식품 경험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높아졌고, 식품 기업들도 이를 반영한 R&D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건강 기능성과 식감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들이 주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귀리·렌틸콩 같은 식물성 재료를 활용하면서도 쫄깃하거나 바삭한 식감을 살린 스낵들이 늘어나는 방향입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식감의 음식에 가장 끌리시나요? 바삭파인지 쫄깃파인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